다이아몬드로 된 행성, 실제로 있을까?
꿈 같은 상상에서 과학적 가능성으로
“우주 어딘가에는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행성이 있을까?”
이 질문은 공상과학 소설이나 만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 천문학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과연 다이아몬드 행성은 현실일까요, 아니면 여전히 꿈에 불과한 걸까요?
다이아몬드 행성이란?
다이아몬드는 탄소가 높은 압력과 온도에서 결정화되어 만들어진 물질입니다.
지구에서 다이아몬드는 극히 일부 환경, 특히 깊은 맨틀에서만 만들어지고, 희소성과 아름다움 때문에 매우 귀하게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우주에서는 어떨까요?
‘다이아몬드 행성’이란, 표면이나 내부에 다이아몬드가 대량으로 존재하는 행성을 말합니다.
이론적으로는 탄소 함량이 높고, 강한 압력과 열이 지속되는 환경이라면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거대한 천체도 충분히 형성될 수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이 주목한 이유
이 개념이 현실적 가능성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4년입니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천문학자들은, 백색왜성(태양 같은 별의 마지막 단계) 주위를 도는 밀도가 매우 높은 외계 행성을 발견했는데, 이 행성의 탄소 함량이 지구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 뒤로 여러 연구에서 탄소가 풍부한 별 주변에서는, 지구와 같은 규소 기반 행성 대신, 탄소 기반의 행성—즉, 다이아몬드와 흑연 등으로 이루어진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실제로 발견된 ‘다이아몬드 행성’ 후보들
대표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행성이 바로 ‘55 Cancri e(55번 게자리 e)’입니다.
이 행성은 지구에서 약 4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질량은 지구의 8배, 반지름은 약 2배에 달합니다.
이 행성은 모항성에 매우 가까워 온도가 표면에서 약 2000도에 달하고, 질량 대비 부피, 밀도, 주성의 화학적 성분 등을 분석했을 때,
지각과 맨틀이 다이아몬드로 이뤄져 있을 가능성이 과학적으로 제시됐습니다.
또 다른 예시로는 PSR J1719-1438b라는 펄서 주위의 외행성이 있습니다.
이 행성은 태양 질량의 1.4배나 되는 중성자별 주위를 돌고 있으며, 어마어마한 밀도와 함께 크기와 조성에 근거해,
"다이아몬드 행성"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과학적 근거와 한계
이런 연구들은 여러 물리적, 화학적 관측 자료와 천체의 밀도, 항성의 스펙트럼 등을 분석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특히, 별의 탄소-산소 비율이 높고, 행성의 밀도가 지구보다 훨씬 크며, 내부 압력이 엄청난 경우 “다이아몬드 맨틀”이 형성될 수 있다고 이론적으로 예측합니다.
하지만 ‘진짜’ 다이아몬드 행성인지 확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수십, 수백 광년 떨어진 외행성의 내부를 직접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이죠.
현재까지는 다양한 간접 증거와 컴퓨터 시뮬레이션, 천체의 물리량 계산을 통해 “다이아몬드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만 논의되고 있습니다.
만약 다이아몬드 행성이 실제라면?
다이아몬드 행성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경제적 가치도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지구의 모든 다이아몬드를 한데 모아도 그 행성 한 덩어리에 비할 수 없겠죠.
하지만 이렇게 많은 다이아몬드가 흔한 물질이 된다면, 오히려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사라지는 ‘역설’도 생길 수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더 흥미로운 점은, 이런 행성이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입니다.
지표면이 다이아몬드 결정으로 반짝일지, 아니면 두꺼운 대기와 용융된 탄소 맨틀에 뒤덮여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행성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을지, 또 내부는 어떻게 진화하는지 등, 무한한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우주의 보석, 다이아몬드 행성의 로망
우주에는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다양한 행성들이 존재합니다.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행성도 그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천문학의 발전 덕분에, 먼 우주 행성의 성분과 환경까지 엿볼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면 ‘진짜 다이아몬드 행성’의 실체를 더 명확히 파악할 날도 올 것입니다.
어쩌면 언젠가, 인류가 이런 행성에 직접 탐사선을 보내 “우주의 보석”을 눈으로 확인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이 오기까지, 우리 모두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주 속 진짜 다이아몬드’의 신비를 계속 꿈꿔볼 수 있겠죠.